오늘은 사람들이 왜 거짓말을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보호, 사회적 유대 등을 위한 심리적 요인으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진짜 이유
자기 보호를 위한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하면 흔히 남을 속이고 피해를 주는 행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보면 거짓말은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기제로 작동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시험을 망쳤을 때 “공부할 시간이 없었어”라고 말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은 공부를 했지만 긴장하거나 실수 때문에 잘 보지 못했을 수도 있죠.
그러나 솔직히 인정하면 자존감이 더 크게 상할 수 있기에, 현실을 완화하기 위해 변명에 가까운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이는 스스로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심리입니다.
또한, 직장에서 상사에게 실수를 보고할 때도 비슷합니다.
“컴퓨터 오류 때문에 늦어졌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본인의 실수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거짓말은 처벌을 피하기 위한 단순한 방어일 수도 있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무능해 보이고 싶지 않다”는 자기 이미지 관리 욕구가 작용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자기 보호적 거짓말(Self-protective Lies)’은
이렇게 개인이 정신적 타격을 줄이거나 사회적 평가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심리적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거짓말은 꼭 남을 속이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는 무기이기도 한 셈입니다.
사회적 관계 유지를 위한 거짓말
흥미롭게도, 많은 거짓말은 타인에게 해를 주기보다는 사회적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를 ‘친사회적 거짓말(Prosocial Lies)’이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예의 차원의 거짓말입니다.
누군가 새로 산 옷을 입고 와서 “어때?”라고 물었을 때,
마음속으로는 별로라고 생각하더라도 “잘 어울린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의 거짓말은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고, 관계를 부드럽게 이어가기 위한 심리적 장치입니다.
또 다른 예로는 상대방을 위로하기 위한 거짓말이 있습니다.
친구가 큰 실망을 겪었을 때 “넌 분명 잘 될 거야”라고 말합니다.
미래를 확신할 수 없지만, 상대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기 위한 거짓말이죠.
이러한 거짓말은 단순히 관계를 이어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뢰와 유대감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물론 진실을 말하는 것이 중요할 때도 많지만, 인간관계에서 때로는 작은 거짓말이 오히려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기능을 가진 거짓말’이라고 정의합니다.
즉, 거짓말은 단지 불성실함의 표현이 아니라, 인간이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적으로 발달시킨
사회적 기술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정체성과 자존감을 위한 거짓말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자기 정체성과 자존감 유지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를 긍정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기대와 맞지 않죠.
이때 사람들은 스스로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SNS에서 자신을 실제보다 더 멋지게 포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진을 보정하거나 실제보다 과장된 일상을 공유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속임수라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 자아와 현실의 차이를 좁히려는 심리적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실패나 좌절을 경험했을 때 “사실 나는 원래 그걸 진지하게 원하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줄이려는 일종의 심리적 자기 합리화입니다.
즉, 현실과 자아상이 충돌할 때, 사람들은 거짓말을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보존하려는 것입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이런 자기 정체성 관련 거짓말은 오히려 개인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적당한 자기 합리화는 불필요한 자책에서 벗어나게 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나친 자기 포장은 오히려 불안과 고립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이 필요합니다.
거짓말은 인간다운 심리의 한 단면 우리는 흔히 거짓말을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으로만 바라봅니다.
물론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속여 해를 끼치는 거짓말은 분명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살펴보면, 거짓말은 인간이 자신을 지키고, 관계를 유지하며, 자아를 보존하기 위해 선택하는
심리적 전략이기도 합니다. 즉, 거짓말은 인간의 약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사회적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짓말의 의도와 맥락입니다.
누군가를 해치기 위한 거짓말인지, 관계를 지키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거짓말인지 구분할 줄 아는 것이죠.
결국, 거짓말은 완전히 사라질 수 없는 인간 본성의 일부입니다.
오히려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